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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직 취업 시장에 발도 담구지 않은 대학생인데 내가 개발 블로그의 필요성에 대해 논하는 것이 의미가 있는 걸까? 라는 의문이 들어 작년에 작성한 글에서는 이 부분을 짚어보지 않았다. 하지만 이 부분을 뺀 채로 블로그를 운영하다보니, 처음에 내가 가졌었던 생각이나 느낌이 희석되면서, 여러 가지를 이유로 들며 블로그 운영을 게을리한 것 같다. 그래서 지난 1년간 내가 작성한 내용을 다시 정리하기 앞서,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한다.

1. 블로그에 글을 쓰는 과정 또한 하나의 공부가 될 수 있다.

사실 글을 쓰는 과정은 엄청나게 귀찮다. 글을 쓰기 위한 소재도 미리 준비해야 하고, 그 소재에 대해 모르는 부분을 공부해야 하고, 내가 잘못된 내용을 적는 게 아닌지 검토하는 과정 또한 거쳐야 하고… 하지만 내가 이전에 공부하거나 경함한 내용을 자세하고 정확히 설명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그 내용에 대한 나의 이해도가 올라가는 것 같다. 이전에 블로그에 글을 쓰기 전의 나는 수업 끝나면 다시 책을 펴보지 않았지만, 지금은 블로그에 글을 쓰기 위해서라도 최대한 기록을 남기려고 노력한다. 이러면서 내가 단순히 개념으로 머릿속에 집어넣은 내용을 블로그의 문장이나 예시로 설명하면서, 내용을 이해하는 것을 넘어서 개념을 응용하는 능력 또한 증진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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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는 것과 같이 누군가에게 무언가를 설명하려고 노력하는 행위를 나만 성장하는 데에 있어 도움이 된다고 느낀 건 아닌지, 실용주의 프로그래머라는 책에서는 프로그래머가 고무 오리 인형에게 코드 한 줄씩 설명하는 고무 오리 디버깅 (rubber duck debugging)으로 무언가를 설명해본 경험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이처럼 무언가를 설명해보는 경험이 계속 축적되다보면, 나중엔 무엇을 배우든간에 그것을 어떻게 설명해볼지에 대해 미리 생각해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당연하지만, 글은 하나의 기록이고 그 자체로 나의 history가 된다. 자신이 공부하고 경험한 것을 기록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내가 기억하는 것보다 더 오래 보존된다. 나는 공부를 하거나 이런저런 자료를 참고한 것을 모으는 방법에 대해 늘 고민하곤 했는데 (예를 들면 즐겨찾기에 등록하는 것이나 PDF를 저장하는 것. 2가지 모두 단점이 명확해 중간에 그만두었다), 역시 코드의 주석처럼 글을 쓸 때 바로바로 참고한 내용을 링크를 걸어주는 방법이 제일 즉각적이고 직관적인 것 같다. 또한 만약 생각이나 회고을 적어둔 경우에는 내가 이런 생각을 했구나, 하면서 나중에 참고하기도 좋다.

2. 블로그를 운영하는 것이 성장의 동기가 될 수 있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무언가를 수집하는 것을 좋아했다. 초등학교 때는 TCG 게임의 카드들을 수집해 컬렉터 앨범을 만드는 것을 좋아했고, 중학교 때에는 코인 홀더에 담을 프루프를 사기 위해 용돈을 모아본 적도 있다.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 또한 내가 인터넷이나 서적 곳곳에 퍼져 있는 지식들을 수집해 하나의 모음집을 만든다고 느꼈기에 처음 개설하였을 때부터 블로그를 운영하는 데에 애착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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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Blog-driven, 즉 블로그를 운영하기 위해 공부하고 경험하면서 나 또한 성장한다는 개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보통 블로그에 글을 쓰면서 Blog-driven이 이루어진다고 생각하는데, 나는 Blog-driven이 더 포괄적인 개념이라고 생각한다. 블로그를 계속해서 살아있는 상태로 유지하려면 단순히 블로그에 글을 쓰는 것만이 아닌, 블로그를 개선하고 유지보수하는 과정 또한 필요하다. 지난 1년간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알게 모르게 시행착오를 거친 부분이 꽤 되는데 웹 개발을 공부하면서 이를 블로그에 대입해 생각해보기도 하고, 블로그에 적용시켜볼 계획도 세우기도 하는 식으로 앞으로 나아가는 데에 큰 도움이 되었던 것 같다.

3. 운영하는 블로그가 개발자에게 새로운 기회를 줄 수 있다.

내가 이번에 대학교 4학년이 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나를 포장하고 홍보하는 것 또한 정말 중요하다는 것이다. 수능은 모든 학생을 일렬로 세우고 점수로 평가하지만, 사회에는 어떤 절대적인 기준이 존재하지 않으므로 사람들이 나를 평가할 수 있는 input data를 내가 스스로 가공해 제공할 필요성이 있다. 특히 개발자는 다른 직업보다 정보를 활용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보니, Github 프로필을 만들거나 포트폴리오 사이트를 만드는 것과 같이 나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는 것 또한 매우 활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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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IT 기업들이 지원자의 개발 블로그나 Github의 주소를 요구하는 것 또한 그런 맥락일 것이다. 기업 입장에서는 모든 점에서 뛰어난 인재를 채용하고자 하겠지만, 그것은 매우 소수이다. 그래서 기업은 지원자의 잠재력 또한 확인해 평가하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이런 부분은 개발과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지만 단순한 결과물의 집합체인 이력서나 포트폴리오보다는, 성장하는 데에 있어 중요한 가치를 엿볼 수 있는 개발 블로그나 Github에 잘 들어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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